복음의 나팔수
기도 편지 93호, 2025년 7월 26일
필리핀 남부 잠보앙가 도시
오정윤 / 공윤자 선교사
1. 여름성경 학교(VBS)
지난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동안 여름성경학교(VBS)를 하였습니다. 1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여 찬양을 배우고, 율동하고 성경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난한 외진 곳에서 오전 9시와 11시에 두 번씩 나눠주는 간식을 먹을 때마다 학생들의 모습은 밝아 보였습니다. 학교를 시작하면서 매년 여름 방학에 여름 성경 학교를 하였습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많은 무슬림 학생들이 참여하여 말씀을 외우고 찬양을 부르며 주님을 알아 갔는데, 언제부터인가 무슬림 학생들의 출석이 점점 줄어 들어 원인을 알아보니 무슬림 종교 지도자인 이맘이 어린 학생들이 예배에 참석하여 찬양을 부르고 말씀을 외우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껴 모스크에서도 ‘코란 여름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강제로 참여하게 만들어 많은 무슬림 학생들이 여름성경 학교에 참석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성경 학교는 스케줄을 좀 더 늦게 시작하였고, 많은 무슬림 학생들이 참여하여 말씀을 듣고 찬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여름성경 학교 기간에는 무슬림 엄마들도 아이들을 데리고 참여 하였습니다, 어릴적 우리 학교 여름성경학교와 예배에 참석하던 학생이었는데, 어릴적 다니던 예배에 자신의 딸과 함께 참석하여 주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여름성경학교를 마치고 나서 무슬림 중고등부 학생들이 예배에 잘 참여하고 있어 감사드립니다.
2. 2025학년 새학기 191명 등록
지난 4월 22일에 졸업식을 마치고 나서 여름 방학을 하였습니다. 6월 16일에 2025학년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많은 학생들이 등록하였습니다. 한국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계속해서 학년이 올라가지만, 필리핀은 매년 수업할 때마다 등록해야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농구장이 멋있게 건축되고 나서 주변에 학교의 품격이 올라가 191명의 학생이 등록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희망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신앙도 함께 자라길 기도하며, 선생들을 잘 양육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이상 기후로 날씨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농구장이 새롭게 준비되어 비가 내리거나 더워도 농구장 안에는 바람이 불어 시원합니다.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3. 폭우로 인하여 파도에 집이 무너짐
본격적인 우기철에 접어들어 비가 자주 내리고 있습니다. 뚜불란 마을과 라탑 마을에서 폭우와 바닷물로 인하여 3가정의 집이 망가졌고, 3가정의 부엌이 파손되었습니다. 뚜불란 학생들이 사는 동네는 바닷가의 산비탈 아래로 외진 지역이라 바닷가의 자갈길을 걸어서 가야 합니다. 자전거도 오토바이도 갈 수 없는 불편한 길이며 작은 배를 타고 갈 수는 있습니다. 뚜불란 동네는 전기도 없고 수돗물도 없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고 파도가 높으면 학교에 가는 길이 막혀 한동안 등교를 하지 못합니다. 뚜불란 마을에서 자갈길을 30분 정도 걸어서 땅으로 올라와 다시 40분가량 걸어가야 우리 학교에 도착하게 됩니다. 건기 때는 무더위로, 우기 때는 비를 맞으며 학교에 가다 보면 학생들이 자주 아픕니다.
저희 부부가 차를 타고 림빠빠 마을의 산을 넘어가다 보면 우리 학교에 다니다 학교 수업을 중단한 벤자민 울리 학생을 보게 됩니다. 벤자민 울리는 15살이며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니다 수업을 포기하고 생선 몇 마리를 들고 산을 넘어가 그 돈으로 쌀과 음식을 사옵니다. 벤자민 울리 아래로 6명의 동생이 있다 보니 학업을 포기하고 생선을 팔기 위해 산을 넘어 다니지만 하루 살아 가기가 빠뜻합니다.
농구장을 지을 때 코코넛 나무를 많이 구매하여 사용하였고, 농구장 공사를 마치고 나서, 필요하지 않은 코코넛 나무를 선생들에게 30개씩 7명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나눠 주고 남은 코코넛 나무를 이번에 폭우와 파도로 피해를 당한 학생들에게 조금씩이나마 나눠 주려고 합니다. 어제는 피해를 입은 학생들 6가정에 쌀과 커피, 통조림, 라면을 사서 나눠주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파도와 바람으로 철지붕이 망가지고 날아간 집이 몇 채 있는데, 재정이 조금이라도 채워지면 도와주려 합니다. 학생들 집을 방문하여 집에 들어가 보니 한국의 1960년대 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어 긍휼한 마음이 많이 생겨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4. 선교 현지에서 안전하게 사역
한동안 조용하다 싶었는데 현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필리핀에 두테르테 정권에서 마르코스 정권으로 바뀌고 나서부터 마약 범죄가 더 증가하였고 치안도 불안해지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 보니 각종 사고 사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잠보앙가 지역의 외진 곳은 학교마다 비상 상황인데 학교에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소문이 늘어나고 있고 실제로 우리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학교에서 폭탄이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마다 경비를 강화하려고 하는데 저희는 재정이 부족하기에 경비원을 둘 수 있는 형편이 안 됩니다. 며칠 전에는 낯선 자들이 학교 근처에 와서 학교 안에 CC 카메라가 있는지 물어보면서 경비원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낯선 사람과는 가능하면 말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5 선교지에 온 지 30년
필리핀의 서남부 민다나오섬의 잠보앙가 도시에 온지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1995년 5월, 필리핀에 도착하여 잠보앙가에서 선교활동을 한지 30년이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거의 없는 잠보앙가 도시에서 두 아들이 태어나 현지인 학교에서 공부하고 성장하여 한국에 가서 공부하였습니다. 큰아들 현탁이는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다가 조금 모은 재정을 가지고 호주로 유학을 떠나 공부하고 있고, 동생 준탁이는 홍대 3학년을 마치고 1년을 휴학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가길 꺼리는 잠보앙가 도시는 여전히 한국인 여행 금지 구역이라 한국 외교부의 허락을 1년에 두 번씩 받아야 거주할 수 있고, 여기에 남아 사역을 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2001년과 2014년에는 내전이 발생하여 고립되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잘 견디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사역이 진행됐습니다. 늘 안전하게 건강하게 사역이 진행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제까지 외진 곳에서 사역이 가능하였던 것은 여러 교회와 동역자분들의 기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기도 제목
. 여름성경학교 이후에 무슬림 학생들이 주일 예배에 잘 참여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이어지도록
2. 학교마다 비상 상황인데 학교에 폭탄을 터뜨리고자 하는 소문이 있고, 실제로 폭탄이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안전한 사역이 진행되도록
3.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정이 잘 공급되도록
4. 뚜불란 마을에 폭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당한 학생 가정에게 철 지붕을 구매하여 도움을 주고 싶어 기도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