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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귀한 아들로 태어나 사랑받으며 나름 모범적으로 자라면서 항상 내 생각은 옳고 정확하며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이 생각이 도전을 받았던 것은, 신학교에 가서 였습니다. 박사과정 하다가 신학을 갔으니, 신학이 뭐 별거 있겠나 싶었고, 확실하게 부르심을 받은 저는 뭔가 신학적으로도 큰 기여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학교 오리엔테 이션때 한 교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새롭다고 생각되는 것 있더라도 너무 교만해하지 마십시오. 정말 새로운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때는 신입생들에게 좀 풀죽이는 말씀을 하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학을 하면 할수록, 목회를 하면 할수록, 저의 고개는 점점 숙여져 갔습니다. 컴퓨터를 전 공하면서도 웬만한 일에는 감탄하지 않았는데, 기독교의 진리에 대해, 삶으로 실천되는 감동적인 일들을 알아가면서, 이 세상에는 내가 배워야할 사람들이 많고 존경을 표시하고도 남을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월등하게 뛰어난 사람들만이 아니라 나보다 경험이 조금이라도 더 많거나,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깊이 생각한 사람들이라면 큰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성장한다는 것은, 내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더 깊이 깨닫는 것이며, 내가 가야할 길이 더 멀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더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래서 나날의 삶이 감사합니다. 결코 완전해서도 아니고 완전이 가까 와서도 아니라, 오히려 완전에서 더욱 더 멀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제가 가야할 방향이 더욱 분명해져 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을 나누며 삶을 나누며 마음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또한 주변에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우리가 가져야 할 지혜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사람을 금방 알아볼 줄 아는 것입니다. 어떨 때에는 나와 차이가 너무 많아서 들어도 무슨 말 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듣다 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됩니다. 만일 누가 나에게 물어 보면,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친절히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내가 배울 사람에게는 체면 안차리고 집요하게 물어봅니다. 어렵게 배운 교훈입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저의 옛 모습을 가진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는 것도 발견하게 됩니다. 지위에 얽매여서, 체면 때문에, 자신의 과거 경험 때문에, 자신이 더 성장할 기회를 놓쳐버리는 일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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